이 아이폰이란 녀석이 말 그대로 물건인데 통화나 문자란 전화기의 기본 기능 외에 사무기기로서의 기능(이메일 송수신 및 pdf파일 열기), 게임기로서의 기능, mp3와 pmp 등 멀티미디어의 기능도 쓸만합니다. 그러나 가장 재밌는 것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 지구위치측정시스템)으로 지구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는 기능입니다. 제가 이공계다보니 이쪽이 유난히 관심가는데 이 GPS얘기좀 하려구요.
1.위치 표현의 변수
1 차원의 직선에서 위치를 표시하려면 3가지를 명확히 해야합니다. 직선의 원점에 해당하는 기준점, 기준점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점에서 좌우를 판단할 수 있는 +, -방향 이렇게요. 한쪽으로 길게 뻗은 지하철 노선도가 이에 해당합니다. 기준이 고정되어 있다면 보통 +,-와 거리 L을 알면 충분하죠
이 에 비해 2차원에서는 한가지 요소가 더 필요합니다. 직교 좌표계에서는 (x,y)좌표값을 사용하지만 흔히 원형좌표계에서는 +x방향으로부터의 회전각도 θ와 그 방향으로 떨어진 거리 r을 이용합니다. 실제 일상에서는 직교좌표보단 원형좌표를 더 많이 씁니다.
위 치가 3차원이 되면 한가지 요소가 또다시 추가됩니다. +x에서의 회전각도는 물론 +z에서부터의 각도 φ(파이)라는 2가지 방향요소에 거리 값 말입니다. 이게 무지 낯설어 보이지만 지구상에서 좌표를 나타낼 사용하는 위도와 경도가 각각 φ와 θ입니다. 그럼 거리 r은? 지구 중심에서부터 지표까지의 거리야 모두 동일하니까 거리 r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를 차례로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2. 위치 표현의 또다른 방법 : 기준점을 잡지 않고...
산의 높이를 잰다든지, 강의 폭, 또는 바닷가에서 떨어진 섬까지의 거리를 잴때는 위와같은 좌표계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씁니다. 아래 그림처럼요.
우 리가 배운 기하학의 기초이론에 따르면 한 변과 양끝의 각도를 알면 1개의 삼각형이 정해집니다. 왼쪽그림의 A란 지점이 우리가 재려는 곳이고 강의 이쪽에서 저쪽까지 거리 b를 알고싶다고 할 때 실제 줄자를 가지고 b를 재는게 아니라 길이 a와 B, C지점에서 바라본 각도를 이용하죠. 이게 우스워보이지만 실제 천문학에서 별까지의 거리를 잴 때 지구의 공전궤도와 지구에서 바라본 방향의 차이(연주시차)를 가지고 이용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럼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적으로도 좌표를 사용하지 않고 시차를 이용해서 위치를 찾는 방법이 있을까? 그것이 바로 GPS시스템입니다.
앞 의 강 폭을 재거나 별까지의 거리를 잴 땐 관측자인 우리가 B점과 C점을 옮겨다니면 특정길이를 재거나, 지구가 공전하면서 여름철과 겨울철 우리의 위치가 이동하면서 별을 보는 것이라면, GPS는 우리는 고정되어 있고 하늘에 떠있는 위성 3개로부터의 거리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추정한다는 것입니다. GPS위성에는 아주 정밀한 원자시계가 장착되어있고 이 위성들은 지구를 향해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한편 지상의 GPS수신장치(이경우는 아이폰)는 위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수신하는데 수신장치의 시간과 위성에서 보내온 신호의 시간차를 비교하고 여기다 빛의 속도를 곱하면 위성까지의 거리가 나옵니다.
SF 영화를 보면 우주를 표류하는 우주선이 현재 어딨는지를 파악할 때 기존의 항법지도에 있는 별자리표와 우주의 풍경을 마구 매치시켜보죠. 지상에서야 지면을 기준으로 위아래가 구분되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이런 구별이 없다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3개의 별을 파악해서 삼각형을 그리고 그 삼각형이 바라다 보이는 각도와 별사이의 길이(a, b, c)를 알면 우주에서 어느방향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죠.
그 런데 이처럼 어떤 조건에서 오직 1개의 값만이 결정되는 이 이유는 고등학교때 배우는 공간도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球) A, B 2개가 교차하면 1개의 원이 나오고 이 원과 또다른 구 C의 교점을 보면 오직 2개의 점이 결정됩니다. A, B, C를 위성이 발사하는 신호가 만드는 ‘구’라고 보면 이 신호를 순차적으로 수신하는 우리는 구들이 만드는 교점에 위치하는 것이죠. 지구과학에서 나오는 지진의 발생지점(진원 및 진앙)을 찾는 것도 이런 공간도형의 논리이구요.
3. 실제의 GPS
인 터넷의 기원이 미 국방부의 분산시스템 연구 ‘알파넷’이었듯, GPS의 관리도 미공군이 관리합니다 사실 GPS위성은 수학적 이론상으론 3개면 충분하지만 1개가 추가되어 지상으로부터의 고도 및 3위성이 만드는 신호 오차를 교정하는 기능을 하고, 지구 한쪽만을 커버하지 않고 전 지역을 탐색하려고 24개 이상이 동시에 협동작업을 합니다. 이런 위성의 관리비는 매년 수억달러가 드는데 GPS 수신의 비용은 무료라죠 ^^ (인터넷의 사용비용도 무료죠.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KT니 SK니하는 회사에 접속료를 내지만 KT나 SK가 미 국방부나 WWW를 관리하는 컨소시엄에 매년 세금과 같은 돈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이 GPS는 얼마나 정확할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추가적인 오차보정을 해야할까? 보통 GPS위성은 지상에서 20000km 높이에서 공전하는데 중력이 작은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게 ‘일반상대론’의 결론입니다. 그 느리게 가는 정도가 하루에 45μs(마이크로 초=100만분의 1초) 만큼 늦어지는데 이 시간지연에다 빛의 속도(30만km/s)를 곱하면 약 13.5km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정밀하다면 정밀하다 할수 있는데 이정도면 자동차 네비게이션으론 꽝입니다.
그 뿐일까 인공위성은 앞서말한 고도에서 시속 14000km로 날아가는데(초속으로 환산하면 4km/s) 이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물체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 따라 8μs의 시간 단축이 일어나죠. 일반 상대론 및 특수상대론에 의한, 총 37μs의 오차를 고려한 상태에서 작동하도록 GPS수신 장치들은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것만 고려하면 끝일까? 멀리서 다가오는 기차의 기적소리는 진동수가 증가하여 높은 음으로 들리고 멀어지는 기차의 기적은 낮아지는데 이것이 도플러 효과입니다. 초속 4km/s로 운동하는 위성의 도플러 효과는 마이크로세컨드 단위의 정밀기기에선 오차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 기서 끝이 아닙니다 ^^;; 물리1의 파동에서 어떤 파동이 매질을 통과할 때 속도가 느려지고 이를 굴절률이라고 했죠. 빛의 속도 초속 30만 km는 진공에서의 속도이고 위성의 신호가 대기권 밖에서 지구로 들어올 때 ‘전리층’이란 중간권을 통과할때는 전자기파의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것 역시 고려해야 해요.
현 재 GPS는 1m미만, cm단위까지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는데 십수년전까지는 우리가 쓸수 있는 정보의 오차범위가 100m나 차이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GPS시스템이 테러나 적의 공격에 이용될 수 있어서 미 국방부가 오차를 포함한 정보만 공개했었죠.그러나 클린턴 정부때 이런 규제가 일부 해제되어 현재는 GPS수신기의 오차 범위는 10m가량입니다. 이정도만해도 지도에서 자신의 위치를 거의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습니다.
만 약 이 GPS시스템을 자동차의 네비게이션 정도가 아니라 적의 기지를 공격하려는 미사일의 유도장치로 쓴다면 10m의 오차도 큰거겠죠. 그래서 군사용도의 GPS에서는 위성뿐만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조기경보기에서 보내는 신호까지 더해져 정밀도를 높이고 레이저 유도 시스템도 사용합니다.
지 구 전체를 커버하는게 아니라 우리 나라 국토에서 사용할거라면 GPS까진 필요 없습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이동통신 기지국의 신호만으로도 GPS와 비숫한 효과를 낼수 있지만 GPS만큼 정밀하지는 못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핸드폰 서비스 중에 친구찾기나 내 핸드폰 분실시 위치찾기 서비스등이 그러한데 어느동네까지는 알지만 몇 번지까지는 모르잖아요.
그 리고 이러한 정밀도를 높이려는 공학적인 시도 외에 제한된 데이터로 가장 실제에 근접한 값을 얻어내기 위해서 수치해석적 알고리듬과 통계학적 법칙도 사용되구요.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위해서 수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주가의 예측을 위해 수학적 계산이 필요하듯 매순간 입력되며 수시로 변하는 위치정보에서 오차를 최소화하기위해 수학적 기법이 사용됩니다.
이런 온갖 과학과 기술 이론이 집약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쓰는 핸드폰이기에 마냥 경이롭기만 합니다 ^^
주의 : 대학 가기 전까진 아이폰 사지 말것. 싸이월드와 게임기 끼고 살면서 공부하기 힘든것과 동일
[출처] 티치미 김낙규선생님 - 아이폰과 GPS|작성자 11월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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